향기 나는 글/좋은 시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 하원택

야생초요 2007. 10. 25. 08:28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 하원택 당신이 슬플 때 눈물 살짝 닦아 줄 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기쁠 때 밝고 고운 노랫소리 들릴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아플 때 당신의 침상 옆에서 간절한 기도 드릴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외로울 때 붉은 코 삐에로 재롱 부릴 만한 거리면 좋겠다 당신이 두리번거리며 날 찾을 때 가만히 고개 끄덕이며 환한 미소로 답할 수 있는 거리면 좋겠다 그냥 내가 보이는 그곳에 당신이 머물렀으면 좋겠다 그래서 당신의 숨소리라도 바람 타고 내게 전해 왔으면 좋겠다 그 바람 사이로 보고 싶다는 메아리가 잔잔히 들려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