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가끔은 / 김수현

야생초요 2013. 3. 2. 06:15

    가끔은 / 김수현


    유행가 가사처럼
    그리운 이름 하나쯤 새기어
    바닷가 이름 모를 섬 속에 새겨두고

    문득 생각에 젖어
    그리워 할 수 있는 차 한 잔의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떠밀려 오듯 살아온 내 젊은 날의 초상이
    그리운 이 하나 없는 이섬에서
    이방인이 된다면 이 얼마나 서러우랴

    우연히라도 낯선 곳에서
    지난날 추억 하나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애련한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첫사랑의 기억같은
    내 삶의 이야기 하나쯤 풀어 놓으며
    밤새도록 재잘대며 차 한잔 나눌 수 있는

    그런 풋사랑 같은 그리움
    하나쯤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