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파도의 꽃 / 이효녕

야생초요 2013. 3. 5. 08:02


    파도의 꽃 / 이효녕 여기 누가 하얀 꽃 피우려 춤을 추는가 끝내 가슴 깊숙이 담아두고 아직도 풀어내지 못한 푸른 언어여 바다 끝에 수평선 그려 놓고 허영의 시간 씻어낸 뒤 하얀 살에 바람결 타고 영원히 잠들 수 없는 내 가슴에 머나 먼 길 출렁이면서 찾아온 누가 파도가 되어 꿈틀거리는가 정녕 그대가 메마른 모래밭 닿지 못한다면 내가 바다로 가서 춤을 추며 그렇게 지치지 않고 안아보려니 여기 누가 가슴 살포시 젖는 하얀 꽃을 피게 하나 가슴이 파열되는 동안 그리움이 꽃 피는 동안 마음이 깊어진 물결 따라 유리잔의 씻기는 향기들 반짝이는 미소의 파도의 꽃 누가 여기 물방울로 맺혀 하얀 꽃으로 피어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