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가을을 빌려 드릴게요 / 안 성란

야생초요 2007. 10. 27. 09:02

 

가을을 빌려 드릴게요./ 안 성란 초록 풀잎은 새롭게 단장을 하고 바람은 가을날 수채화를 그리면 내 꿈을 빌려 드릴게요. 아가 손을 닮은 단풍잎 빨갛게 물들기 전에 나무 벤치에 앉아서 도란도란 속삭이는 행복한 사랑이 떠오르는 추억을 빌려 드릴게요. 동녘 하늘 빨갛게 물드는 날 그리움이 밀려와 고독의 맛을 느끼는 노을빛 연가 빼곡히 적어 놓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살짝이 살며시 머물다가 별 하나 뚝 따서 사랑 노래 부르는 무지갯빛 가을을 빌려 드릴게요. 바람 불어 외로운 날 비라도 내린다면 쓸쓸한 마음에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서 누군가 곁에 있길 원한다면 예쁜 내 사랑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