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스크랩] 고향의 어머니

야생초요 2006. 10. 5. 13:53
      고향의 어머니 詩 이효녕 당신 얼굴이 둥근 달로 떠 달빛이 더욱 환하게 비추는 한가위 고향 뒷동산 솔 향기 그윽한 송편 완두콩 몇 알로 속을 채우시며 침침한 눈으로 정성껏 빚으시는 흙 냄새 가득 베인 고향의 어머니 내 이제 달빛이 내린 산모퉁이 돌아 초가지붕 위 둥근 박이 달처럼 환한 고향집으로 돌아갑니다 처마 밭만 남아 살림이 어려워도 머나먼 타향에서 작은 선물 꾸러미 들고 모처럼 찾아오는 고향의 초가집 추석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는 자식들 주려고 마음의 뜰에서 사랑으로 마련하신 이것 저것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상 당신의 치마폭에 거둔 세월이 더욱 소복해서 너무 커 보입니다 아침 차례 끝내고 성묘 가는 길 소담스럽게 핀 하얀 들국화 아버지 영혼의 살점으로 아시고 꾸부정한 허리 제대로 펴지 못하시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쓰다듬는 손길 여든 해를 넘긴 향기 없는 서리꽃 오곡백과로 익어 고개 숙인 어머니 올해도 당신 얼굴이 환한 보름달로 떠서 고향 초가집 문패로 걸립니다

출처 : 이쁘고 고운 마음으로
글쓴이 : 맘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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