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불이 붙었구랴 - 류 미화

야생초요 2007. 10. 4. 08:22



 


           불이 붙었구랴 - 류 미화





           산 속 깊은 곳

           그대 피하려

           깊은 곳으로 스며들어도

           그대 심장소리 예까지 들려와

           내 마음도 내 몸도

           뜨겁게 달아 올랐구랴



           어이하랴

           산이 온통 불이 붙어

           그대는 예까지 올 수 도 없는 것을

           울긋 불긋한 단풍들 사이로

           어이하야 그대는 보이지 않는구랴



           사랑에 고통이 따르지 않고는

           참 맛이 보이지 않으이

           피멍 들어 달구어 놓은

           그대 향한 사랑은

           살점을 베어내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



           바삭한 기다림 속에서

           발가 벗은 몸으로

           그대 앞에 서면

           그제서야 그대가 보이는구랴



           나를 향해 쓸쓸히 올라오는

           타박한 발걸음이라도

           기쁨이 되는 발걸음인 것을

           그대 어이 모르리

           내 마음에도 불이 붙은 걸

           그대 어이 모르리...

     

     

     

     


    초우 - 나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