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글

[스크랩] 차한잔 마시며..........

야생초요 2006. 10. 15. 17:05


좋은 점 때문에 누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요

그건 가짜래요.

진짜로 좋아하게되면

그 사람 속의 나쁜점들이 별거 아니라고 여겨진대요...


- 조창인의 길 중에서 -




바깥으로 나오니, 정말 모든 것에 가슴이 설레었다.

강렬한 햇살, 반짝이는 아스팔트, 정지되어 있는 나무들의 짙은 초록.

호흡을 하는 나에게 "지금 가슴이 콩콩거리지?" 라고 하며

사키가 활짠 핀 해바라기 같은 웃음을 보였다.

햇빛 안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웃음이라,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드디어 여름이 오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 N.P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

그와 나 사이를 미세하게 떠돌던 먼지.

스물세 살의 어느 날, 우리는 그 곳에 있었다

나의 무심한 행동을 지켜보던 그가 농담을 던졌고

그래서 우리는 같이 웃었다.

그 순간 마치 빛의 입자들이 한꺼번에 터진 듯

눈부시고 따뜻한 에너지가 그 공간을 감싸안았다.

만약 행복의 밀도나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이 있다면

그때의 에너지를 달아보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한 천 년 동안 잊고 싶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행복의 느낌이 가득 차 올랐었다.

불순물은 티끌만큼도 없는 백 퍼센트의 충만함이었다.

'이 에너지는 앞으로 십년쯤 나를 살게 할거야..'

하고 나는 몰래 생각한다.


초콜렛 우체국 (가을) / 황경신




사랑이 깨어지는 일은 그치지 않고 발생한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더 사랑한 사람이 더 기억하고

그 사랑에 몰두한 사람이,

그 깨어짐으로부터 멀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뿐.


신경숙 / 자거라, 네 슬픔아




니시노는 웃었다.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여자는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고도 남는다는 듯한 신비로운 미소였다.

언젠가 본 투명한 가스렌지 불꽃 같은 미소.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니시노를 다시 한 번 사랑하고 싶어.

당장이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았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니시노, 잘 있어. 그 말만 해 놓고 나는 멈춰 섰다.

레이도 잘 있어.

니시노도 그 말만 하고는 성큼성큼 개찰구를 통과해 들어갔다.

니시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니시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고 나서 문득 발 밑을 보니

매미 한 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떨어져 있었다.

구두 끝으로 살짝 건드리자 조금 움직였다.

이윽고 매미는 맴맴 울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고 있는 동안에, 매미 울음 소리가 조금 커졌다.

다시 한 번 발끝으로 건드리자 매미는 날개를 파르르 떨더니 날아갔다.

매미는 그대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희미한 매미의 날개짓 소리가 오래오래 내 귀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가와카미 히로미
























































♬ Summer Wine - Nancy Sinatra & Lee Hazelwood -






 







ㅡㅡ
만약에 너랑 뽀뽀하고
내 다리 한 짝 부러진다면은 나는 할거다.

그래서 난 못해.
너 다리 한 짝 부러질까봐 나는 못하는데...

ㅡㅡ
얘는 내가 하는 말은 다 믿는다.
우리동네 화산이 있대도 믿고 귀신이 나온다고 해도 믿고.

멀쩡하게 생겼는데 바보네.

맞아, 바보처럼 나만 기다리고.

ㅡㅡ
이 여자 맘에 들어요?

김은정씨보다 훨씬 낫네요.

어디가 그렇게 난데요?

예쁘잖아요.

정말 그 사진이 나보다 예뻐?

난 이런 스타일의 여자가 좋아.

이런 스타일의 여자가 뭔데?

아리아리한 여자.

참 잘 어울린다.

ㅡㅡ
노란 우비, 하얀 거짓말이 어울렸던 그녀,
진심을 다해 믿어주기에 즐거웠던 나.
함께 했던 우리의 길고도 짧은 만남은
이제 예쁜 추억이 되었다.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그녀는 외계에서 왔고 다시 그녀의 고향인 외계로 돌아갔다.
지구에서 가장 특별했던 그녀가 그리울때면
날 그녀를 위해 비워둔 예약석을 본다.
그러면 그녀의 미소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사랑은 기억이 아닐까.
그녀가 지금 여기에 없어도 가슴이 뛰고 설레이는 걸 보면.
가끔씩 난 그 기억들을 몰래 열어보면서
아름다운 우리의 비밀을 꼭 지키고 싶다.

느낌이 온다. 가슴이 찡한 게.
아리를 처음 봤을 때 바로 그 느낌이다.
아리가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 거다. 나도 보내야지...


영화『도마뱀』중에서













출처 : 이쁘고 고운 마음으로
글쓴이 : 맘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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