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목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 용혜원

야생초요 2017. 2. 4. 13:46

 




    목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 용혜원


    한 목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있다면
    목숨의 뿌리 다 마를 때까지
    온몸과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밀려오는 파도처럼
    멀리 떠나가야만 하는 세상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처럼
    사랑해도 좋을 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세월의 연줄도 다 풀리고 말아
    젊음이 녹슬어 가기 전에

    가슴 저미도록 그립고
    사무치게 생각나는 이 있다면
    모든 걸 다 송두리째 불태우고 싶습니다

    흘러만 가는 세월이
    아쉽고
    떠나만 가는 세월이 안타까워
    덧없이,의미 없이,
    단조롭게 살기보다
    한 몸숨 다 바쳐
    사랑해도 좋을 이
    있다면
    그를 위해 모든 걸 다 포기하더라도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