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수종사 팔각오층석탑, 보물 지정
수종사 팔각오층석탑 |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조선시대 팔각오층석탑인 경기도 수종사 석탑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자리한 수종사(水鐘寺)의 팔각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808호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탑은 원래 사찰 동편의 능선 위에 세워져 있었다고 전해지며, 이 위치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모이는 양수리 지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입지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석조부도, 소형석탑과 함께 대웅전 옆에 옮겨져 있다.
또한 왕실에서 발원(發願)했던 점도 확인됐다. 1957년 해체수리를 할 때 1층 탑신과 옥개석, 기단 중대석에서 19구의 불상이, 1970년 이전할 때에는 2층, 3층 옥개석에서 12구의 불상이 발견됐다. 이때 함께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 불상들 가운데 태종의 후궁이었던 명빈 김씨(?-1479)가 발원조성하고, 성종의 후궁들이 홍치 6년(1493)에 납입했다고 하는 불상 2구(석가여래 1구와 관음보살 1구)와 인목대비(정의대왕대비)의 발원으로 조성된 금동불·보살상들, 숭정원년(1628)에 화원(조각승) 성인(性仁)이 조성한 금동비로자나불좌상(대좌바닥에 명문음각)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리장엄과 명문(銘文)을 통해 이 석탑이 1493년에 건립돼 1628년에 중수(重修)된 것으로 파악된다. 양식을 보면 기단부(基壇部)는 불상대좌(佛像臺座)의 양식이고, 탑신부(塔身部)는 목조건축의 양식이며, 상륜부(相輪部)는 팔작(八作)기와지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석탑은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나 북한지역 향산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과 같은 고려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을 이으면서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적으로 변모한 조선초기 석탑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수종사 팔각오층석탑은 건립연대가 확실하고, 각부의 부재가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된 현존하는 조선시대 유일의 팔각오층석탑으로서 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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