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야생초요 2013. 8. 5. 05:08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줄은 진즉알았지만
두 눈 다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 먹었는지
나는 못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들의 눈을 피하느라
나를 내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쿤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