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그대의 들꽃으로 피어나 / 이효녕

야생초요 2013. 2. 9. 07:56


      그대의 들꽃으로 피어나 / 이효녕 어느 한적한 들길에 피어나 내 그대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밤이면 달빛 아래 그림자 되어 꽃잎 숨길 듯 마냥 가물거립니다 어둔 밤의 여기저기 펼친 들녘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슬픔으로 바람이 무작정 끌고 다니는지요 우리가 그림자로 스친 삶에서 외로움은 꽃으로 피어 어째서 그대로 남는 것일까요 햇볕 한줌 넘겨주던 마음속에 남긴 꽃들의 향기가 마음의 감긴 쇠사슬을 풀어냅니다 고요한 눈길 가진 그대 만나면 그리움 젖은 숨결도 낮춥니다 그대는 늘 들꽃을 좋아했지요 양지바른 풀밭 거닐다가 한 아름 꺾어 안겨주고 싶다고... 외로운 시간 추억으로 여기며 이제라도 우리 서로 들꽃으로 피어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싶어요 허리 굽혀 눈물겹게 바라보면 보는 이 없는 어느 들녘에 앉아 들꽃으로 피어난 향기로운 그대의 숨결 매일 밤 마냥 느끼고 싶어요 아직도 이름도 없이 피어나는 들꽃 이름 붙인 사랑의 마음이 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