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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특수병기 - 편전

야생초요 2009. 3. 16. 05:41

조선의 특수병기 - 편전

 

조선은 삼포왜란(1510), 사량진왜변(1544) 등 왜구들의 횡포가 심하자 무역제재를 감행한다. 조선으로부터 물자를 보급받아야 했던 왜인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을묘왜변(1555)을 일으킨다.

을묘왜변 당시 군관 남정이 전라도 방어사 김경석에게 상황을 보고하는데, 이에 앞쪽과 중간을 생략하고 마지막 구절만 보자.

"(생략) 우리 군사가 장전(長箭:일반화살)을 쏘자 칼로 받아쳐 맞추지 못하게 하다가 편전(片箭:애기살)을 쏘자 왜인(倭人)들이 모두 두려워했습니다."

일단 일본애들이 화살를 칼로 쳐냈다는 얘기도 황당한 얘기지만 이는 그렇다치고 화살을 칼로 쳐낼 정도로 대단한 검술을 가졌던 왜인들이 두려워했다는 편전이란 무엇이길래 기록에 등장하고 왜인들이 두려워했다는 구절이 나오는 것일까?

편전이라는 단어는 여러 군데 등장한다.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라.

http://archery.news-paper.co.kr/news_view.html?s=index&no=984&hd=&s_id=&ss_id=

편전은 우리말로 애기살이라고도 한다.




이는 독특한 화살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 대나무로 만든 통아라는 통에 편전(애기살)을 넣어 발사하기 때문이다.

편전은 일반 화살에 비해 길이가 반이기 때문에 화살이 엄청나게 가벼운 것이 특징이고,

가볍기 때문에 사거리가 길고 빠르다. 그래서 2005년인가 스펀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병기'라는 칭호를 얻기도 한다.

편전은 동북아에서 굉장히 독특한 병기로 조선왕조실록

태종 18년에 편전(애기살)은 우리나라의 장기라는 문구가 나올 정도였다.

 편전에 대한 장점을 꼽자면 3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첫번째가 바로 사정거리이다.

보통 조선시대 무과시험에서 사용되는 유엽전은 최대사거리가 178m 였는데,

편전에 대한 기록을 보면 태종실록에는 252m,

세종실록에는 378m, 임진왜란때는 425m까지 날아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사거리가 길었다.
 
두번째 장점이 속도이다.

편전은 가볍기 때문에 일반 화살보다 탄속이 빠르다. 일반화살의 탄속은 55m/s로 알려져있는데,

편전은 75m/s 가량이라고 한다. 속도가 중요한 것은 관통력 때문인데,

편전의 관통력 실험에서 차량의 강판을 뚫을 정도로 관통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세번째 장점은 탄알의 재활용성이다.

편전 같은 경우 일반 화살이 아닌 통아에 편전을 넣어 발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발사된 화상을 같은 통아를 가진 사람만이 재활용 가능했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위의 군사가 발사한 화살을 재활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편전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강력한 무기가 있는데, 왜 그 활용에 대한 기록이 많이 보이지 않으며, 조선에 대한 군사적 기록(정벌이나 기타 승전에 대한 기록)에 편전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

 편전은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또한 단점도 많이 가지고 있는 병기였다.

편전은 익히기가 굉장히 어려운 무기였다.

편전을 쏘아본 사람들은 알지만 통아에 화살를 재고 발사하는 과정이 그리 쉬운 과정이 아니고 활을 당기는 과정에서 화살이 통아에서 튀어 사수의 팔을 꿰뚫는 경우가 자주 발생할 정도로 비숙련자에게 위험한 무기였다.
특히 조선 중기를 지나게 되면 조선 군사의 질적 수준이 엄청나게 떨어지게 되는데, 영조 원년(1724) 승정원 일기에 장흥 출신 김성대란 사람이 올린 상소에서 현재 편전의 사거리가 100보에도 미치지 못하고, 편전을 다루기 위해서는 숙련된 사수를 양성해야 하는데 반해 노(努)는 한꺼번에 여러대의 화살을 쏠 수도 있고, 힘이 강하여 멀리까지 날라가고, 사용하기에 편하기 때문에 차라리 努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내용이 나올 정도로 사수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편전은 사거리가 긴만큼 정확도가 떨어지는 무기였다.

편전은 보통 천보가 나간다고 하는데, 조선의 <경국대전>을 보면 무과시험에서 편전 과목의 사거리는 130보에 불과했다. 즉 130보가 유효사거리라는 것을 의미한고 할 수 있다. 특히 가볍다는 것은 멀리나가고 관통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편전의 최대 단점이 말에서 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마병

마상무예


고구려-고려-조선으로 이뤄지는 북방계 민족들은 모두 말과 혼연일체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가장 강력한 군대가 기마병이다. 말에서 활을 쏘는 "몽골리안 사법"은 원이 세계에서 맹위를 떨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통아를 이용한 편전은 원천적으로 말에서 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흔들리는 말 위에서 활을 쏘아 맞추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편전을 통아에 재고 활을 쏜다고하면 그건 정말 신기에 가까운 일(물론 가능한 사람도 있었다. 태조 이성계는 말에서 편전을 쏘아 백발백중이었다는 기록도 있다.)이다.

 일본 전국시대의 영웅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큰 전과를 이루었다.
이 때 조총의 사거리는 불과 50m 였다. 좋은 무기는 단순히 성능이 좋은 도구일 뿐이다. 이 도구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있었을 때만 그 도구는 막강한 성능을 발휘하고 시대의 획을 긋는 발명품이 될 수 있다.

어쩌면 편전도 그러한 무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편전의 단점은 조선이 극복할 수 없는 단점이었고, 결국 조선은 반도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끊임없이 왜침에 시달리게 된다

 

 

 

<출처;.chosun.我獨天(domalg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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