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기다릴 수 있는 시간입니까 / 이문주

야생초요 2007. 10. 18. 05:25
    기다릴 수 있는 시간입니까 글/석파 이 문 주 또 한 번의 시간을 손질하고 있습니다 길에서 만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슬픔입니다 하나의 인생을 더디게도 빠르게도 하는 사랑은 말없이 바라보는 저녁바다의 노을입니다 천년의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는 애절함 비로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다림 절정의 순간에도 성숙한 몸짓으로 안정되어 보이는 절제된 몸가짐은 편안한 마주함입니다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묶기 위한 고요한 언어 엇갈린 반응속에 침묵하고 있는 청중 속에서 느낀 것은 갈망하던 사랑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어제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다시 기다릴 수 있다는 가볍게 떨리는 몸짓은 그대를 만난다는 약속은 없었지만 언제든지 돌려보낼 수밖에 없는 아쉬운 시간은 가벼울 수 없는 무거운 발길이었습니다 이 순간 흐르고 있는 시간이 나의 시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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