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

야생초요 2013. 10. 19. 08:11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

 




어느 땐 바로 가까이 피어 있는 꽃들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 쪽에서 먼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꽃들은 자주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곤 합니다.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깁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이해인의《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