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푸른 그늘 / 이효녕

야생초요 2012. 10. 19. 05:18

푸른 그늘 / 이효녕 비 내리고 바람 불어 창 밖에 세상 어둠이 짙어 골목마다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 찢어진 잎사귀에 스며들고 하늘이 하얀 구름 안아 떠돌 때 나무는 바람 앞에서 독경을 한다 식량으로 주고 싶은 빗방울들 풀잎마다 여기저기 맺히고 열매달린 길가에 닿으면 너의 향기 내 가슴에 남은 듯 내 식지 않은 체온 꿈틀거린다 한 뼘이나 짧아진 햇살 이고 저만치 걸어가는 마음 붙잡아 내 곁으로 자박자박 다가오는 나무들 양 옆으로 나란히 줄 서서 채워지지 않았던 빈 가슴 채워 깊은 그늘 풀어 여정의 집을 짓는다

 

'향기 나는 글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다가 멈춘 시계같이 / 오광수  (0) 2012.10.25
인연서설 / 문병란   (0) 2012.10.22
혼자 있고 싶은 날 / 이해인   (0) 2012.10.17
돌속의 별 / 류시화  (0) 2012.10.15
둘이서 만드는 노래/ 이해인   (0) 201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