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길 교수의 올림픽 이야기] (1) 올림픽 4년 주기
스포츠조선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전문가 특별 칼럼을 싣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하남길 교수의 올림픽 이야기'를 통해 하남길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의 해박한 지식과 스포츠 역사에의 통찰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 교수는 한국체육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국제스포츠역사학회지 편집위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또 '체육과 스포츠의 역사(한국체육사학회, 2007)', '체육세계사(형설출판사, 1997)' 등 총 19권의 저서를 통해 스포츠 역사 확립에 일조해 왔습니다.
근대 올림픽은 1896년부터 4년마다 개최되어 왔다. 1894년 6월 쿠베르탱이 올림픽의 부활을 위해 소집한 국제회의의 주요 결정 사항은 '고대 그리스 올림피아제의 부활', '1896년 제1회 올림픽 개최', '올림픽 개최 주기 4년' 등이었다. 그 결정이 내려진 이후 쿠베르탱은 제1회 올림픽을 자국 프랑스에서 개최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위원들이 고대의 전통을 존중해 그리스 아테네로 정하자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꺾고, 첫 대회를 아테네에서 여는 데 합의했다. 1896년 아테네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그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근대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는 인류의 축제로 이어져 왔다. 올림픽은 왜 4년마다 개최하게 된 것일까?
올림픽 4년 주기는 고대 올림픽의 전통을 따랐다고 하나 고대 올림픽의 역사도 사실 신화 속의 전설에 묻혀있다. 고대 올림픽은 신에게 바쳐진 인간들의 경기였고, 고대 올림픽의 유래에 관한 설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헤라클레스에 얽힌 기원설이다. 헤라클레스는 엘리스의 왕 아우게이아스가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자 격분한 나머지 군사를 이끌고 엘리스를 공격하여 승리를 거둔 뒤, 올림피아에 제단을 쌓고 신들에게 짐승을 제물로 바치면서 승리를 자축하는 스포츠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자축경기가 고대 올림피아제의 기원이라는 설이 있다. 다른 설도 있다. 펠롭스가 폭풍의 신, 포세이돈으로부터 오이노마오스의 명마에 필적할 만한 두 필의 말을 선사 받은 덕분에 전차경주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고, 그 전차경주가 올림피아제의 기원이었다는 설이다.
실제로 고대 올림픽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한 역사가였던 히피아스가 4년 주기로 올림픽이 열렸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단거리 경주(競走)의 역대 승리자 리스트를 역으로 환산하는 방법에 의해 올림픽의 기원을 찾으려했다. 그는 최초의 우승자 코로이보스(Koroibos)가 경기에 참가한 해를 기원전 776년으로 추정하게 되었고, 그것이 관례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고대 올림픽이 4년마다 개최되었다는 가정 또한 신화 속의 전설에 불과하다. 또 다른 그리스 역사가 파우사니아스(Pausanias)는 고대 올림픽이 4년 주기로 개최된 이유를 헤라클레스의 형제 숫자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최고 연장자였던 헤라클레스가 다섯 형제들과 경주를 한 뒤 승자에게 야생 올리브관을 주었으며, 5년(개최 년도와 다음 개최 년도가 중복되어 실제로는 4년)에 한 번씩 대회를 열었다.
고대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 중에 명확한 것은 대회가 여름철에 개최되었다는 것뿐이다. 다가오는 베이징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이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우리는 그리스의 신화와 전설에 묻혀있는 관례에 따라 4년마다 신체미와 운동미의 축제를 열고 있는 것이다.
< hng5713@gnu.ac.kr 경상대학교 교수>
스포츠조선 2008-07-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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