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글

비가 오면 중년의 가슴에도 비가 내리네

야생초요 2022. 6. 23. 07:59

비가 오면 중년의 가슴에도 비가 내리네

 

 

사람답게 살고 싶었다

세상의 꽃은 못 되더라도

사람의 향기만은 나누고 싶었고

시대의 별은 못 되더라도

사람의 도리만은 다하고 싶었다

 

산다는 건

절반의 외로움인가, 아니

절반의 두려움

세상이 나를 몰라주듯

나 또한 세상을 몰랐었네

 

나보다 영악하고

나보다 잘난 세상에서

인생, 아,

때로는 바보처럼 살고 싶었다

한 번쯤 천재처럼 살고 싶었다

 

바보도 천재도 아닌 지금

오늘처럼 비가 오면

천근만근 젖어드는 빗소리에

중년의 가슴에도 세월의 비가 내리네

 

- 이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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