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친구
황혼의 문턱에서
쉬지 않고 멀리도 달려온 인생
흰 백발에다 주름진 얼굴로
당신과 마주 앉아
밤 새는 것 조차 모른체
오손 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구부러진 등을 서로
두드리며 그리움에 애타
가슴 조아렸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잘 꾸며진 찻집이 아니더라도
당신과 차 한잔 나누며
따뜻하게 잡은 손 감싸쥐며
행복한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비가 내려 궂은 날
꽃들이 만발하고
사계가 수없이 바뀌어도
변치 말자던 둘만의 언약은
모닥불 피어 오르는 여름밤에
피어 날 곱고도 고운 둘만의
사랑 이야기로
찬란한 별빛이 축복을 주고
지난날
그리움에 아팠던 흔적를 지우는
행복한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꿈꾸며 거닐던
섬진강에 작은 종이배 하나 띄워
물새들 울음소리 벗 삼아
가슴속에 쌓여진 못다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려 주고픈
정다운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김대규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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