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글

황혼의 친구

야생초요 2024. 12. 9. 06:14

황혼의 친구

 

황혼의 문턱에서

쉬지 않고 멀리도 달려온 인생

흰 백발에다 주름진 얼굴로

 

당신과 마주 앉아

밤 새는 것 조차 모른체

오손 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구부러진 등을 서로

두드리며 그리움에 애타

가슴 조아렸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잘 꾸며진 찻집이 아니더라도

당신과 차 한잔 나누며

따뜻하게 잡은 손 감싸쥐며

행복한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비가 내려 궂은 날

꽃들이 만발하고

사계가 수없이 바뀌어도

변치 말자던 둘만의 언약은

 

모닥불 피어 오르는 여름밤에

피어 날 곱고도 고운 둘만의

사랑 이야기로

찬란한 별빛이 축복을 주고

 

지난날

그리움에 아팠던 흔적를 지우는

행복한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꿈꾸며 거닐던

섬진강에 작은 종이배 하나 띄워

 

물새들 울음소리 벗 삼아

가슴속에 쌓여진 못다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려 주고픈

정다운 황혼의 친구이고 싶습니다.

 

-김대규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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