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글/좋은 시

머물고 싶은 순간들/ 신경희

야생초요 2013. 3. 25. 06:56
머물고 싶은 순간들/ 신경희 당신의 특별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신의 그늘 아래있는 빈 의자여도 외롭지가 않습니다. 당신의 따뜻한 손을 잡지 않아도 좋습니다. 당신의 시선 아래 빈 손으로 있어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화려한 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당신을 바라 볼 수 있는 수줍은 작은 꽃의 향기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당신의 많은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좋습니다. 당신의 웃음 하나가 세상의 많은 이야기 보다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많은 시간과 같이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바람이 쉬어 가는 나뭇가지에도 잊혀지지 않는 갈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